함께 보낸 밴쿠버의 여름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서늘한 바람은 여름이 지나가는 아쉬움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푸르름이 참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한국에서 영어캠프를 다니러 왔던 딸의 친구로인해 아이들은 즐겁고 빠르게 지나버린 방학에 아쉬움이 큰가봅니다.

이민을 떠나오던날, 공항에서 생각했던것중 하나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이별을 경험해야겠구나 하는것이었는데, 사실 따져보면 다른 이민자들보단 적은 기회였긴 하지만 누군가가 집에와서 머물다 가고나면 그동안의 수고로움보단 이별의 서운함이 항상 마음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서 드는 생각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것에 대해 또...

유치원을 같이 다녔던 딸친구를 마중하러 갔던날 이제 겨우 초등학교 4학년인 꼬마가 혼자서 공항출구를 빠져나오는 모습이 어찌나 기특하던지.. 우리 딸은 저렇게 혼자 여행할수 있을까 하는 반문과 함께 생각보다 훨씬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짧은기간동안에 적응을 잘 하며 지내는것이 참 대견스러웠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영어교육에 대한 열의만큼 그 기대치도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아이들이 이곳에 처음 왔을땐 자기이름도 표현하지 못했고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몇개월을 보냈었는데 이곳 캠프에 온 아이들은 외국사람 앞에서 어려움없이 인사말도 하고 분위기에 쉽게 적응하는걸 보면서 교육의 효과란 역시 무시할수 없단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영어를 몇마디 더 할줄 아냐 모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하고자 하는 자신감과 도전하려는 진취감에 있어서...

우리 식구들 모두 딸의 친구가 영어를 많이 배우기 보단, 내가 태어난 나라를 벗어나면 또다른 넓은 세상이 있다는걸 눈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과연 얼마만큼을 마음에 담아갔을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들이었지만, 크락션 울리지 않는 조용한 거리를 보여주고 싶었고 길거리에서 자동차끼리 접촉사고가 나도 절대 큰소리내며 싸우지 않는 모습과,막히는 길에서도 서로 서로 양보하며 질서를 지키는 모습, 방학동안에도 학원다니느라 바쁜 일과대신 자연과 더불어 여유를 즐기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피부색과 생김새는 달라도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커뮤니티를 알게 해주려고 했었는데, 우리의 욕심만큼 기억속에 모든것들이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딸의 친구는 자기 아빠에게 그렇게 말하더군요 "아빠 나 내년여름에는 기숙사 프로그램으로 보내줘~ "(^^;)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방학숙제에 매달려있을 딸의 친구, 그리고 캠프가 끝난후 합류해서 캐나다 여행을 하고 간 그의 가족들,

이곳 벤쿠버에 멋지게 반한 그들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새로운 경험과 여행은 충분히 삶의 활력소가 되었길 바라면서....

 

 

Comments are closed.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