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아니여도 자신감있는 아이들

한국의 학생들은 이제 새 학기를 맞아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공부에 임하고 있을 즈음인것같습니다.

제 기억을 되살려보면 담임선생님을 따로 알현(?)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도... 그때 이미 이민이 결정된 시기라 큰 비중은 두지 않았지만 그냥 넘어가기엔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었습니다.늘 제시되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논쟁거리일수 밖엔 없지만 아이를 둔 학부모 입장에선 먼저 마음을 접기가 힘든일인것 같습니다.

몇개월 후에 전학을 가는데 있는동안 잘 부탁드린다며 촌지를 건네자 얼굴이 환해지며 태도가 달라지더란 얘기.. 양말을 포장한 선물속에 넣어보낸 봉투를 되돌려보내며 선물만 고맙게 받겠다던 메모를 보고 얼굴 뜨거워졌다는 얘기.. 안도감, 당혹감,민망함,감사함.... 참 복잡한 감정들이었습니다.이곳에 와서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던 부분중의 하나입니다.

여기는 9월에 새학년이 시작되는데 크리스마스때 한번, 학년이 끝나는 6월에 한번, 선생님께 선물을 합니다. 선물들의 내용은 양초, 초콜렛,액자, 머그컵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그 작은 선물을 받으면 선생님은 모든 아이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카드를 줍니다.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든다고 고맙다고... 엄마의 손을 빌어 알지도 못하는 선물을 주어야 하는걸 이곳 아이들은 상상할수 없을것입니다.

학부모 면담이 있을때마다 고민이 되는건 어떤옷을 차려입고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하느냐가 아니라 딸리는 영어실력 때문이지요.^^

우리아이들은 한학년동안에 세번 성적표를 받습니다.
성적표를 받기전엔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데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공부해온 내용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게 됩니다. 아이들의 말썽없는 생활태도와 학습내용을 갖은 칭찬으로 듣고나면 전부 올A를 기대하게 되는게 한국부모들 생각이지만 성적표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망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결코 그렇게 생각할건 아니라고 봅니다. A,B로 매겨진 마크로 아이들을 바라보는시각이 아닌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 자연히 좋은 마크를 받게되고 아이들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것이니까요... 본격적인 공부는 그렇게 시작되는것이고 최선을 다한만큼의 결과에 부모는 칭찬과 도움을 주어야 하는것입니다.그리고 중요한건 아이들이 얻는 성취감이나 자신감은 좋은 마크를 받기위해 하는 과외수업에서 오는것이 아니라 작은 장점에도 아낌없이 쏟아붓는 선생님의 칭찬에서 비롯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또한 그 믿음은 촌지없이 이루어지는 선생님과 학부모의 관계를 배제할수 없을것입니다.

오늘도 우리 큰아이는 영어로 된 소설책에 파묻혀있고 작은 아이는 이어폰을 꽂고 시큐라의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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