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사랑

동물을 무지무지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 정도가 너무 지나친 우리집 둘째 때문에 우리집엔 토끼도 한마리 있고 햄스터도 있는데 드디어 강아지도 한 식구가 되었습니다.

모든 뒷치닥거리는 분명 내몫이고 얼마쯤은 만지기에 두려운 느낌도 있을뿐더러 위생상 걸리적거리는 마음은 애완동물을 키울수 없는 확실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집 식구가 늘어난건 어쩔수없이 자연친화가 되어버렷단 뜻인지...

그런데,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건 각자의 생활엔 너무나 개인적으로 살아가는 이곳 사람들이 남의 애완동물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쏟는일입니다. 처음 토끼를 가져왔을때.. 잠시 풀밭에 내놓을라치면 신경을 곤두세우던 옆집 서양 아줌마가 급기야 현관문앞에 경고문을 붙여놓은 일도 있었습니다. 토끼밥그릇에 밥이 없다, 물이없다, 햇볕에 두지마라, 추우면 들여놔라, 관리가 잘 안되면 S.P.C.A(동물보호소)에 신고하겠다 등등..

정말 이쯤되면, 우리가 방목을 하는것도 아니고 나름대로는 열심히 신경을 쓰고 있는데.. 서로 얼굴을 붉힐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 말대로 It's none of your business 라고는 차마 말할수 없었지만...

그런데 새식구가 된 강아지가 톡톡한 신고식을 치루고야 말았습니다. 오는첫날 하필이면 그아줌마의 개를 깨무는 작은 사고가 생겼고 그아줌마의 울고불고하는 오버행동에, 비싼 치료비를 물어주는 불상사를 뒤로한채 마음이 너무 불편해진것입니다.

분명 실수는 우리개가 했다해도 다른 이웃들이 우리강아지를 비난하는것이 아니라 단지 작은 사고일뿐이라고 위로해준건 그 아줌마가 평소 유난을 떨어서 왕따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그런사람들을 쉽게 만날수 있다는건 별로 기분좋은 일이 아닙니다.

동물들을 사랑하는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그 동물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최적일때 사람이 비로소 최고의 환경을 누리며 살아가는거라고 말할수 있지만 자식에게도 지나친 애정행위는 눈쌀 찌푸려질때가 있는데 남의 동물에게까지 넘치는 안타까움으로 나서는걸 보면 정말 거부감이 느껴집니다. 요즘 한국의 TV프로그램에도 애완동물과 관련된 것들이 많아서 즐겁게 보고있지만 동물들을 사랑하는 모습이 정말 예쁘기도 하고 좀 지나치게도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우리집 둘째는 너무 행복한마음에 흥분이 되어서,난 너무 심난한 마음이 들어서, 식욕을 조금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를 집안에서 키울수 없는 갖가지 조건들이 아이의 동물사랑에 완패한건 역시 <사랑>한다는건 어쩔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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